이완구 단상 (2) 시사

예상대로 이완구씨의 총리 지명 동의안은 통과되었는데... 몇 가지가 이상해 보임.

우선, 야당의 반응. 내 개인적으로는 야당은 표결에서는 무난히 찬성표를 던지거나 자유투표로 적당한 찬반 믹스표를 던지는 수준으로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보았다. 이완구 총리 임명이 부결되었을 경우 야당이 입는 정치적 손해도 크기 때문. 무엇보다, 우연찮게 지역감정 수준으로 비화해버린 충청권의 표심을 생각한다면 이완구 총리 임명 부결은 앞으로 선거에서 큰 악영향을 미칠 터.

그런데 야당은 일치단결 100%의 반대표를 던졌다. 아니, 정말로 이완구가 낙마한다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렇다면,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우선 이완구가 생각보다 친박세력, 혹은 여당 내부에서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고 있는 거물일 가능성. 더 크기 전에 이완구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면 지금말고 다른 호재가 어디 있으리?

두번째, 야당에게 충청권 표밭의 중요성이 낮아졌을 가능성. 충청권의 표심이 여당 쪽으로 기울어도 야당 입장에서는 괜찮다는 얘기. 혹은, 그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야당소속 국회의원들의 일치단결 100% 투표를 쟁취해야 했을 필요성이 있었지 않았을까.

신문의 가십성 기사를 보니 야당의 모 의원은 갑작스런 시어머니 상중에 상복을 입고 투표를 하러 왔고 또 다른 모 의원은 11일 출산을 했다더만. 이렇게 군사작전 수준의 의원투표를 쟁취해야 했을 이유는? 설마 문재인 대표가 선출 기념 군기 잡기를 실시하는 것도 아닐테고.

재미있는 것이, 여기에 종북 음모론의 적용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북조 입장에서야 남한 정부에 타격을 주는 것이 지상 목표이므로 이완구 총리지명을 다시 부결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 ㅋㅋㅋ 뭐 음모론이라는 것이 아무데나 붙여도 찰떡같이 붙기는 하지만.

계속 추이를 보아야 하겠지만 일단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현 야당의 권력 중심부들은 충청권의 표심과는 큰 관련이 없는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나 싶다. 충청권이 날아가고 차기 대권을 차지하지 않아도 생존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인사들. 어쩌면, 지금 요동대는 충청권 여론은 이것을 직감하지 않았을까?

대한민국의 정치 기상도는 여전히 최악.

덧글

  • 쿠라사다 2015/02/17 10:22 # 답글

    말이 자유투표지, 당론 투표였던 거죠.
  • jklin 2015/02/17 10:39 #

    아. 혹시 당론투표한 게 아니었던가요? 형식은 자유투표로 했지만 야당 지도부들이 당론투표를 독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전적으로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긴 건데 100% 반대가 나온 건가요?
  • 쿠라사다 2015/02/17 13:04 #

    투표 직전 본회의 참석 후 자유투표로 의총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후 본회의 참석하는 야당 의원들 표정 중계)까지만 봤는데
    이후 당론 투표 독려로 나왔었나요?
  • 피그말리온 2015/02/17 10:53 # 답글

    야당으로서는 다소의 무리수까지 던져가면서 강하게 나왔는데 정작 표가 갈려버리면 그보다 더 망신은 없겠죠. 당연히 단속했을거라 봅니다. 설령 낙마한다고 친들 어차피 여당 반란표로 침몰하는거니 그쪽이 더 부각될테고...충청 표심이야...요즘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인데 야권은 수도권에 올인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 jklin 2015/02/17 11:03 #

    음. 그렇겠네요. 수도권에서 박원순을 생각안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바닥부터 세력을 다지고 있으신 무서운 양반.

    여당 반란표로 침몰도 그렇네요. 여당 반란표가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 구실을 하니까 야당의 책임은 그 다음. 아... 울나라 야당 정치인분들 정말 머리 좋으십니다. --;;;;
  • 곰돌군 2015/02/17 11:20 # 답글

    야당 입장에서야 여러가지 입장에서 표 단속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단 여당 단독으로도 가결이 가능한 사안인지라 야당의 찬반 유무는 사실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었고, 지역 감정 대결 구도로 몰고간 장본인이 당 대표 인지라 찬 반이 갈리게 되면
    새로 선출한 당대표에게 무게를 실어주지 못하는 모양새가 나올 우려도 있었겠지요.
    충청 표심이야 어차피 선거 까지 가봐야 아는거고, 대체적으로 충청권 표심이 지역감정 보다는
    균형유지쪽으로 흐르는 양상이 강한지라 이정도는 괜찮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리고 사실 지난 당 대표들 시절에 장외 정치를 반복하면서 목적은 목적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지지율은 급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왔는데 이번에 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원 내에서
    확실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보여줄 필요도 있었을 것이고요.
  • 지나가던과객 2015/02/17 12:15 # 삭제 답글

    먼 훗날 정치 드라마가 아주 흥미진지하겠군요.
  • 지나가다 2015/02/17 15:19 # 삭제 답글

    새정치가 워낙 봉건영주들이 많다 보니, 표 단속 한 겁니다. 힘 없는 선출직 바지사장으로 비춰지면, 문재인의 대권가도는 끝이 나는 거니까요. 앞으로도 문재인이 젤 명심해야 할 점은, 적은 혼노지에 있다는 일본 속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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