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로스쿨요? 애초에 출발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시사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243707.html

살다살다보니 한걸레 기사를 근거자료로 인용하는 날도 오는군요. ㅋㅋㅋ

뭐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로스쿨이야된다 사시가 맞다 말이 많은데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의 로스쿨제도는 경쟁 배제를 통한 법조인의 기득권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기존의 사시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소위 양질의 대국민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야 합니다. 또, 로스쿨 학교들끼리 경쟁을 해야 좋은 학생들이 좋은 학교 들어가려고 공부를 더 하겠죠.

그런데 한국의 로스쿨 제도는 애초에 경쟁을 배제해 놓은 시스템입니다. 기사에도 나오지만 로스쿨은 전체 정원을 국가가 잡고 있습니다. 학교가 로스쿨 정원을 알아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인용한 기사에 나오듯이 한국의 로스쿨 정원은 매년 1500명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2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로스쿨 설립 당시 이미 사시 역시 선발 정원이 꾸준히 늘어 1000명을 넘고 있었습니다. 이럴바에 뭐하러 돈들고 시간낭비해서 사시 없애고 로스쿨 합니까? 어차피 사시하나 로스쿨 하나 변호사들 경쟁 안하는 거는 똑같은데요.

게다가 노무현 정권 당시 로스쿨 정원은 지역균형이라는 미명하에 지역마다 쿼터를 박아버렸습니다. 즉, 좋은 로스쿨이 학생들을 더 많이 모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애초에 봉쇄해버렸습니다. 특히, 서울지역 유명학교들의 로스쿨 정원을 확 줄여 버렸지요. 좋은 학교에 지역을 핑계로 페널티를 준 셈이지요.

사시도 로스쿨만큼이나 돈 많이 든다구요? 웃기지 마십시오. 학교 입장에서는 등록금 수입을 올리고 싶으니 지원하는 학생들 수가 충분하다면 가능한 정원을 늘이고 싶어합니다. 또, 다른 로스쿨보다 학비가 싸야 학생들이 더 많이 올것이니 역시 정원을 늘여서 학생 일인당 등록금을 낮추려는 유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정부가 쿼터로 막아놨다는 말이죠.

그 결과는 소수의 로스쿨 학생들이 비싼 학비를 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가는 겁니다. 또, 정원이 정해져 있으니 로스쿨간의 경쟁이 소멸되고 따라서 교육 수준도 하락할 수 밖에 없지요.

차라리 고시 학원은 이런 제한이 없어요. 비록 사시에 정원은 있지만 학원은 자기네들이 알아서 수강생 숫자를 정합니다. 학원끼리는 어떻게든 수강생 유치하려고 경쟁하고 있구요. 로스쿨 교수는 설렁설렁 강의만 하면 끝이지만 학원 강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학원비가 쌉니까 로스쿨 등록금이 쌉니까?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진정으로 로스쿨 제도를 통한 대국민 법률 서비스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로스쿨의 총정원을 없애고 지역균형할당제 역시 없애야 합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로스쿨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니, 의사도 밥먹고 살려면 신문 배달하는데 찌라시 광고 넣어 돌리는 세상입니다. 변호사는 무슨 통뼈입니까?

그리고 이런 로스쿨 제도 출신들이 사시 출신의 법조 기득권을 타파할 것이라구요? 꿈깨시죠. 차라리 사시 출신들은 치열한 경쟁이라도 뚫었지 말입니다. 로스쿨의 교육 수준요? 이미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사시 출신들보다 수준 떨어진다 얘기 여기 뉴밸에도 기사인용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귀결입니다. 고시학원은 피터지게 경쟁하지만 로스쿨끼리는 도대체 경쟁을 할 이유가 없는데요 뭘.

그나저나 이런 로스쿨 출신들이 법조계를 장악할 미래를 생각해보니 끔직하네요. 차라리 현재의 사시 기수 따지기가 깨끗할거라고 봅니다.

덧글

  • 산마로 2017/02/08 14:37 # 삭제 답글

    님의 글이 가장 요점을 찌르는 듯 합니다. 운전 면허와 같이 절대평가 기초로 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할당량을 정하고 주는 모든 면허 제도는 지대 추구 행위입니다. 이익 집단들이 공권력을 악용하여 사회 전체를 착취하는 제도에 지나지 않죠. 사시에 문제가 있으니 대안을 제시하란 요구에 개악된 제도를 내놓고, 그 개악된 제도에 집착하는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행태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 ㅇㅈ 2017/02/08 15:46 # 삭제 답글

    인정 또 인정입니다. 인원이 늘어서 서로 경쟁하지 않는 한 무슨 제도 아래서든 사회적 비용은 내려가지 않겠죠.
  • ㅇㅇ 2017/02/08 17:35 # 삭제 답글

    이런글은 긁적이랑 그 친구는 절대 안봅니다 ㅋㅋ
  • 부라부스 2017/02/08 19:51 #

    긁적이랑 dunkel 이랑 자칭 로스쿨출신 변호사라는 레몬글라스? 인가 이 3인방은 절대 안볼듯요 ㅎ
    아니 보긴 다 보지만 ㅂㄷㅂㄷ 하면서 반박은 못할듯
  • MoGo 2017/02/08 18:13 # 답글

    기존 사시 수준으로 빡세게 변시 보게 한 후, 정원없이 커트라인 낮춰서 길가에 돌멩이 채이듯 대량으로 변호사 자격 가진 애들 늘린 다음에 시험본 성적순으로 임용시킨 다음에 사법연수원에서 연수받듯 교육시키면 될텐데. 아, 사시파나 로스쿨파나 둘 다 ㅈ나게 싫어할 듯.
  • 언제나 처음처럼 2017/02/08 19:48 #

    기왕에 변호사 정원 늘리는거 변호사가 감평사나 변리사, 노무사 겸임하는 제도나 없앴으면 하네요ㅋ
  • 2017/02/08 19: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언제나 처음처럼 2017/02/08 19:46 # 답글

    로스쿨 자체야 의도는 좋지만 여러 기득권층이나 이익집단 말 다 들어주느냐 제도가 븅신된거는 사실이고

    노무현이 다큐에 까지 나와서 내가 원하던 로스쿨은 그게 아닌데 하고 아쉬워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정책을 하려면 그런 효과를 다 생각해보고 해야하는데 말이죠. 머 이완용도 나라 팔면서 민족을 위해 일본 손 빌리려했는데 아쉬워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머 로스쿨 딴에는 정원을 일률적으로 배분하면 장땡인줄 알지만 로스쿨을 통해 서울대 카르텔 없애겠다. 말같지도 않는 소리죠. 차라리 그럴거면 인서울 대학은 로스쿨 못만들게 하던가. 아니면 카이스트 처럼 사법연수원을 '국립 로스쿨' 하나로 개편하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님 말씀처럼 아예 자율에 맡기던가 그렇게 했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로스쿨 때문에 신림동이 망할거다. 머 노새가 당나귀 임신하는 소리도 아니고 오히려 로변 중에서 신림동 강의 하나도 안듣고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하신분들 있으면 나와보시길 바랍니다. 신림동도 사법고시 강의가 로스쿨 변호사 시험으로만 바뀌었지 변한건 없고요. 오히려 신림동 상권은 죽어버렸겠네요.ㅋ
  • 피그말리온 2017/02/09 22:39 # 답글

    솔직히 이게 맞는 말이죠. 그걸 인정하기 싫으니까 딴소리들을 하는거고...
    애초에 경쟁 같은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만들었으니...
  • 노알라로스쿨 2017/03/21 13:41 # 삭제 답글

    맞습니다. 사시에는 반대하지만, 로스쿨 정원은 대학 자율에 맞겨야 합니다. 대신 정부는 로스쿨에 보조금 안 주면 됩니다.
    로스쿨 뿐 아니고 대학 정원도 문제입니다. 정부에서 좋은 평가 받으려면 정원을 줄여야 합니다. 그러니 좋은 대학부터 정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어차피 지원 못 받는 막장 대학은 안 줄이고요. 대학 구조조정을 하려면, 좋은 대학 정원을 늘려 줘야 합니다. 그러면 막장 대학은 학생 없어어 망하겠지요. 지금은 좋은 대학부터 정원을 줄이니, 차례로 밀려난 학생들이 막장 대학에 들어가 살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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